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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本(일본)/プログラマ(프로그래머)

일본의 개발자들

행복전설 2008. 6. 20. 00:16
불펌입니다. 죄송합니다. 두고 두고 보기 위해서 옮겨옵니다.

출처 : 일본의 개발자들

작성자 : justjava

간만에 글을 씁니다. 제가 최근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조금 바빴습니다. 하지만 잊지않고 어김없이 독단과 편견으로 무장하고 돌아왔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다시피 요즘 일본 경기가 아주 안 좋습니다. 제가 알고 지내는 고수분들 - 거의 프리죠 - 도 한결같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물론 감이 빠르신 분들은 이미 다 정직원으로 자리를 잡고 이 어려운 시기를 버텨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정직원으로 있다가도 급여가 하향조정되거나 아예 잘려 버리는 분들도 없지 않아 계시답니다. 상당히 어려운 시기입니다. 아직 그 끝도 보이지 않구요.

경제 얘기야 별 관심들도 없으실거구, 정답도 없을뿐더러 저도 별로 아는 바 없으므로, 제 주위의 일본개발자들에 대한 얘기를 조금 적겠습니다. 혹 일본에서 근무하고자 하시는 분들은 향후 어떤 일본개발자들과 함께 일하게 될까 궁금하실테니 조금이나마 참고하십사 하는 의도입니다. 다만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제가 겪은, 제 주위의 사람들이 예가 되므로 반드시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랍니다.

일단 제 입장을 말씀드리면, 저는 일본회사의 정직원으로 근무중입니다. 여기서 정직원이란 위에서 말한 정직원과는 조금 틀립니다. 위의 정직원은 파견회사의 정직원으로 회사에 일감이 없어 파견을 못 나가고 회사에서 놀고 있더라도 최소한 월급은 나오는 경우를 정직원이라고 합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파견회사의 정직원이지요. 하지만 제 경우는 저희 회사가 자체 수주, 개발을 하므로 파견을 나가거나 하는 일은 없습니다. 그 반대로 저희 회사에서 일손이 딸릴 경우에는 타 파견회사의 직원들을 계약하여 계약직원이나 파견직원으로 받아 함께 일합니다.

먼저 파견직, 계약직 사원의 말씀을 드리면, 제 경우 약 3개사의 일본인 파견사원들과 함께 일해 보았습니다. 그 중 2개사는 일본에서 이름만 대면 아는 대형업체에서 파견나온 사람들이었습니다. 약칭 s사랑 h사라고 하지요. 이들의 경우, 참 기술수준이 다양하더군요. 무슨 얘기인고 하면, 정말 기가 막힌 실력자도 있고 정말 한심한 레벨도 있다는 말씀입니다. 근데 실력의 고하는 회사의 규모나 인지도랑은 별 상관이 없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특히나 제 경우 당장 실력이 부족하더라도 같이 일하면서 열심히 하고 배우려는 마음이 있는 사람을 평가하는 편인데, 상대적으로 그런 사람은 적었다고 생각합니다. 30%정도..??

특히나 EJB의 경우 아직 모르는 개발자들이 상당수 있었습니다. 저희 회사의 경우, EJB는 물론 독자적인 프레임워크도 보유하고 있으므로 처음 파견사원이 오면 1주일 가량은 프레임워크의 교육을 하고 업무를 시키게 됩니다만 제 경우에는 1주일 동안 프레임워크만이 아니라 EJB교육도 시켜야 했습니다. (근데 이게 좀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일본에서 일본개발자들에게 일본어로 제가 교육을 하는 겁니다. 여러분이 한국에서 타 회사로 파견을 나갔더니 어디 3국의 개발자가 한국어로 기술강의를 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요. 기분이 어떠실거 같습니까? ) 하지만 역시 1주일이라는 기간에 프레임워크와 EJB를 전부 가르친다는 것은 무리가 있더군요. 그래서 결국은 파견사원들에게는 주로 프레젠테이션층의 작업을 맡기고 서버측은 저를 위시한 저희 회사의 개발자들이 작업을 많이 합니다.

저희 회사의 개발자들의 경우, 처음 제가 입사할 당시에는 실력들이 별로였지만 그간 상당히 교육이나 자체 스터디를 통해 스킬업이 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이제부터 각 개인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일본사람들이라 이 글을 보는 일은 없겠지만 실명은 거론하지 않겠습니다.

먼저 k상. 매니저급입니다. 30대초반, 경력은 10년 가량됩니다. (참고로 일본은 군대를 가지 않기에 우리나라의 같은 나이또래에 비해 보통 경력이 몇년은 더 많습니다.) 연봉은 천만엔가량 됩니다.(울 나라돈으로 1억가량 되죠?) 상당한 실력자입니다. 일본의 각종 컴퓨터전문 잡지등에 기고도 하고 고정칼럼도 운영하는 자타가 공인하는 실력자입니다. 어떤 환경, 어떤 분야에도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각종 자격증도 10여개를 가지고 있는 화려한 명함의 소유자입니다. 신기술에 언제나 관심이 많아 새로운 개발방법론이나 신기술을 항상 먼저 시도해 보려는 타입입니다. 덕분에 밑의 개발자들이 이따금 몰모트가 된 것같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실력자답게 카리스마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건담을 좋아하고 아이돌 스타들의 이름을 줄줄이 꾀는 특이한 면도 가지고 있습니다. (건담에 나오는 각종 모빌슈츠의 이름도 다 외웁니다. 오따꾸??)

w상. 20대중반. 경력은 3,4년 될겁니다. 연봉은 3백만엔 가량. 조용한 성격에 큰 키의 소유자입니다. 사람이 좋고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항상 겸손하지만 실력은 상당히 좋습니다.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 매니저의 역활도 충분히 수행합니다. 취미로 집에서 혼자서 게임을 만들고 있는 원래 게임디자이너가 꿈이었던 청년입니다. 언제나 일찍 퇴근할거라고 말하면서 일에 쫓겨 대부분 늦게 퇴근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웹서비스 기반의 전자결제시스템을 만들어 냈습니다. 아마도 일본에서 최초일 겁니다.

m상. 20대중반. 경력은 5,6년 됩니다. 연봉은 잘 모릅니다만 위의 w상보다는 많습니다. 각종 서버, 디비 등 인프라방면에 뛰어납니다. 특히 디비 - 오라클 - 에 상당한 지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근데, 자바는 잘 못합니다. 얼마전 NullPointException 하나를 해결못해 3일밤을 세는 것을 본적이 있습니다. 결국 제가 해결해 주었습니다. 이 친구는 계속 인프라 쪽을 해 나갈 생각이라고 합니다. 매주 목요일에는 킥복싱, 주말에는 등산을 하러 다니는 건장한 넘입니다. 체력에는 자신이 있는지 철야를 아주 좋아합니다. 안해도 될 것을 스스로 하는 것을 보면 가정에 문제가 있지 않나 합니다.(농담입니다.)

i상. 20대중반. 경력은 4년가량. 연봉은 3백만엔 조금 더 됩니다. 조용한 성격에 가까이하기 쉽지 않지만 친해지면 말을 곧잘 합니다. 개발의 속도가 무지 빨라 별명이 폭주족입니다. 자바만이 아니라 MS계열도 잘 다룹니다. 믿고 일을 맡길수 있는 타입입니다. 인터넷 검색에도 무지 능해 문제가 생기면 몇분이내에 인터넷상에서 해결책을 찾아냅니다. 검색의 귀신이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퇴근시간만 되면 칼같이 퇴근해 버립니다. 할 일 다 하고 가니까 누구도 불만없지요.

kk상. 30대초반. 원래 요리업계의 주방장까지 하던 잘 나가던 사람인데 전산이 하고 싶다고 전직한 경우입니다. 경험이 별로 없으므로 상대적으로 연봉도 약해서 250만엔 가량입니다. 원래 전의 직장(요리)에서 받던 연봉의 반도 안된답니다. 최초에 네트워크팀에 있었기에 네트워크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습니다만 자바는 아직... 입니다. 특히 몸으로 부딫혀 배워나가는 스타일이라 제가 아무리 객체지향에 대해 설명을 해 주고 이론적인 면의 중요성을 강조해도 당장 업무에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면 안 받아 들입니다. 그러다 나중에 실제 업무에서 필요하게 되면 그때 다시 물어오는 스타일입니다. 저를 걸어다니는 참고서 정도로 생각하나 봅니다. 어려서부터 줄곧 해외에서 살았기에 별로 일본사람같지 않은 일본인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제 술친구 중의 한명이기도 합니다. 몸무게 120킬로에 육박하는 거구에 장발, 수염이 덥수룩한... 한마디로 소도둑 스타일입니다. 나중에 다른 글에서 쓰겠지만 이상한 일본론의 소유자이기도 합니다.

a상. 20대 후반. 연봉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350까지는 안갈 겁니다. 자바, 잘 합니다. 그 외에도 네트워크, 리눅스 등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뭔가 마이너한 일이 생겼을 때 이친구에게 얘기하면 뭐든 제깍 해 치웁니다. 상당한 개발경력을 가지고 있다는 인상입니다. 서구적으로 깔끔한 마스크와 호리호리한 몸매을 가지고 있지만 게임광으로 매일 밤새도록 게임을 하고 오후에나 출근을 합니다. 상사에게 몇번을 주의받고, 사내에 이 친구에게 모닝콜을 해주는 여직원까지 있지만 여전히 오전에 얼굴보기는 일본천황 보기보다 어려운 인물입니다. 한국 김치와 김치찌게를 좋아합니다. 게임만 하고 먹고 살 수 있는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있는 한국을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h상. 30대초반. 여자입니다. 큰키에 큰 눈, 흠잡을데라고는 없는 쭉쭉빵빵한 몸매에 밝은 성격을 지녀서 한국서 놀러온 제 친구가 그만 한눈에 반해 버렸다가 유부녀임을 알고 술만 마시고 갔다는 일화를 가지고 있는 미인입니다. 저도 처음에 가장 일본적인 외모의 소유자라고 생각했다가 중국인임을 알고 놀랐습니다. 고교를 졸업후 바로 일본으로 와서 10년째 살고 있습니다. 저와는 바로 옆자리에다 사내에 유일한 외국인들이라는 공통점으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연봉은 절대 얘기를 안하더군요. 얼만지 모릅니다. 실력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생초보라고 생각했는데 최근 1년사이에 무지 늘었습니다. 이젠 디자인패턴을 적용하는 정도까지 되었습니다.

sk상. 20대 후반, 여자입니다. 얼핏 멀리서 보면 남잔지 여잔지 헷갈리는 보이쉬한 용모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의외로 귀엽다는 평과 함께 상당히 남성 팬이 많은 여성 개발자입니다. 연봉은 잘 모르겠습니다. - 제가 여자들과는 별로 안친하걸랑요 - 너무나도 자바답지 않은 자바코드를 양산합니다. 이전에 VB를 했었다는데 그 당시의 습관이나 방식대로 개발하고 있는 인상입니다만 최근에는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이 친구의 소스를 리팩터링한 적이 있는데 제 인격형성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주 가끔 금연과 흡연 사이를 오가는 헤비스모커이기도 합니다.

ik상. 오겡끼데스까???? 라고 여주인공이 외치던, 또 울나라 뮤직비디오에 자주 등장하는 일본의 북쪽 눈의 나라 홋카이도 출신의 20대 중반 청년입니다. 대학시절 가라데와 육체미 운동으로 몸을 가꾼 건장하고 키 큰 청년이지만 그 얼굴에는 "시골출신"이라고 커다랗게 쓰여 있습니다. 자바만이 아니고 다양한 분야의 개발경험을 가지고 있어 그 실력의 측정이 까다롭습니다. 취미로 아파치를 주무르고, 심심해서 자바메일로 장난치는 사람입니다. 향후 공무원으로 전직하여 고향으로 돌아가 개발은 취미로 하고 싶다는 얼토당토 않은 소박한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최초로 저를 술로 다운시켜 버린 일본인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마셔도 얼굴색 하나 안변하는 독한 넘입니다.. 무셔....

이상이 간단한 대표자들의 소개이구요, 담에 기회를 보아 나머지 사람들도 소개하지요.

일본은 아직 자바 개발자들의 수요가 공급을 넘어선 상황입니다. 그래서 제가 하루는 궁금한 마음에 물어 보았죠.

"니네 젊은애들 말야. 일자리 없다고 뉴스에서 한참 말이 많던데 자바쪽은 사람이 딸리쟎니? 근데 왜 자바 공부 안해? 그럼 바로 취업 될텐데.."

이하가 그 대답이었습니다.

"취업이 된다고 해도,.. 역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 아니면 안되쟎아? 그러니 아무리 이쪽이 전망이 좋다고 해도 역시 자기가 좋아서 하지 않으면 안되지."


이 얘기는 역으로 지금 개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정말 좋아서 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겠지요? 우리나라의 양산 시스템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싶네요.

이번에는 이 정도에서 줄이겠습니다.

다음에는 일본에서 인정받는 자격증에 대해 써 보겟습니다.

그럼 이만....